동덕뉴스
- [인물포커스]동덕을 빛낸 이달의 인물포커스
- 대외협력실대외협력실 2018-01-052018-01-05 조회수 21,538조회수 21,538
1) 오랜만에 학교를 방문한 소감이 어떠신지? 과거와 비교했을 때 달라져서 좋은 점 혹은 아쉬운 점은 있으신가요?
저는 건강관리학과 86학번 박은정입니다. 그 시절에는 본관 앞에 흙 운동장이 있었죠.
학교는 마지막 방문이었던 2009년 이후로 8년 만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학교가 정말 많이 바뀌었네요. 동덕100주년기념관을 비롯해 건물도 많아지고 과학관도 약학관으로 바뀌는 등 외부적으로나 내부적으로나 시설들이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그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바라보는 동덕여자대학교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는 걸 체감하는데요, 졸업생으로서 굉장히 자랑스럽습니다.
2) 학교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 또는 은사님이 계실까요?
제가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 약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따서 그런지 많은 분이 저를 약학과 출신으로 잘못 알고 계시더라고요. 사실 저는 동덕여자대학교 건강관리학과 2기 출신이랍니다. 현재는 보건관리학과로 명칭이 바뀌었고요. 당시에 저를 챙겨주셨던 교수님이 계셨는데 보건관리학과 안령미 교수님이세요.
교수님은 제가 독성학이라는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계셨죠. 뿐만 아니라 저의 집안 사정까지 잘 알고 계셨기 때문에 여러 부분에서 저를 많이 도와주셨어요. 학교 다닐 때 사정이 아주 힘들어 잠시 쉴까 고민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 교수님께서 제게 5만 원을 쥐어 주시며 ‘이 돈으로 맛있는 음식을 사 먹든, 영어공부를 하든, 책을 사든 알아서 해라.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셨어요. 아직도 그 말씀이 기억에 남네요. 대학원 시절에도 힘든 점이 참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안령미 교수님께선 제게 많은 위로와 조언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좋은 소식이 있을 때마다 항상 교수님께 먼저 연락드리고 있답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시절을 생각하면, 저는 샘플러를 힘들게 옮겼던 일이 생각나네요. 우리 여대의 장점 중 하나잖아요. 남자 없이도 잘 할 수 있다! 그 무거운 샘플러들을 계단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들고 다녔어요. 아주 무거웠는데, 그래도 끙끙대면서 열심히 옮겼어요. 여대 생활을 하면서, 궂은일도 하게 되고 더 씩씩해진 거 같아요.
3) 최근 ‘경력 단절 박사’, ‘늦깎이 여성 과학자’ 등으로 불리고 있는데 이에 대한 소감이나 느낌은 어떠한지?
제가 아줌마이기 때문에 금방 그만둘 거라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어요. 저는 그런 외부적 편견과 환경적 한계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힘든 연구들을 계속했죠. 마치 전쟁터 같았어요. 하지만 그러한 선입견들을 극복해야 나중에 저처럼 연구를 하고자 하는 후배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더 힘을 내서 연구를 진행했어요. 제가 해내지 못한다면 다음 사람이 더 힘들어질 테니까요. 처음이 있기 때문에 다음도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앞에 있는 제가 어떻게든 이겨내고 해내야만 다음 주자를 위한 길이 열린다고 생각했죠. 지금도 많은 연구원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그 노력들이 실현되는 걸 보면 굉장히 뿌듯합니다.
4) 다음 목표는 ‘노벨 생리의학상’이라고 들었습니다. 나노 독성학 관련 세부 연구 계획, 분야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노벨상의 취지가 인류의 복지에 공헌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거잖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여러 연구 실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산 성분 때문에 지문도 없어지고, 피부와 몸도 많이 상했어요. 하지만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질병에 덜 걸리고, 그런 질병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해 늘 생각하고 고민하며 연구를 진행해왔어요. 이런 신념으로 꾸준히 길을 걷다 보니 지금의 위치에 온 게 아닐까요?
현재 저는 원래 제 전공 분야인 건강관리학을 기본으로 환경성 질환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어요. 먼저 대기 중의 먼지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죠. 이 연구를 하다 보니 나노물질도 먼지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계속 이 분야의 연구를 하는 중이에요. 보통 사람들은 황사가 있는 날이나 공기가 안 좋은 날에 외출하지 않거나 마스크를 착용하잖아요? 저는 그런 날에 나가서 먼지를 채취해요. 샘플러를 찾는 거죠. 주로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샘플을 찾고 연구를 하는 편이에요.
5) 목표 달성을 위해 본인 스스로 꼭 실천하는 것이 있을까요?
목표를 달성하기보다는 이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고 즐거워요.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더 즐겁게 임하고 있어요. 그리고 힘들었던 수많은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에 매사에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매달렸어요. 저는 누군가 시켜서 목표를 달성하기보다는 본인이 진정으로 원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분야를 열심히 파다 보면 언젠간 반드시 그 노력에 따른 실적이 따라오게 되어있거든요.
6) 목표를 이루기 위한 원동력이 있을까요?
저를 움직이게 하는 힘은 그 일을 정말 간절히 원하는 데서 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매일매일 열심히 살고, 즐겁게 일하려 하고 있습니다.
7) 동덕여대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저는 평생을 해도 지겹지 않은 일 그리고 사명감을 가질만한 일을 찾은 게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저처럼 후배님들도 이 행운을 꼭 얻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좋아하면 미쳐서 열심히 하게 되고, 열심히 하다 보면 분명 좋은 결과가 따라오게 되어 있어요. 그리고 그 끝엔 많은 이들이 그 노력과 열정을 인정해주는 날이 반드시 찾아온답니다. 후배님들도 그런 일을 꼭 찾아내시길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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